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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수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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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으로 지난 모습이 떠오른다. 참사랑 병원 앞에 있는 위태롭고 힘겨운 나의 모습이.

알 수 없는 감정으로 힘들었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왜냐면 정말로 어떤 감정인지 몰랐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 주의에 아무도 없었다. 부모님의 이혼도 그렇지만 할머니 그늘 밑에서 자랐던 나는 기댈 곳이 없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기댔다. 그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커서 과장되게 말하고, 내가 다하지 못할 일들을 받아 처리하며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남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 항상 중독에 쉽게 빠졌다. 중학교 때는 자위, 게임 고등학교 때 섹스, 성 중독이었고 성인이 돼서는 우연히 알게 된 마약에 쉽게 빠졌다. 솔직히 말해서 난 내 인생을 잘 살아보고 싶은 욕구가 가장 컸다. 어렸을 때 환경이 너무 좋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이러한 환경은 어떻게 돌파하는지 알려주거나 이끌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모든 감정을 내 안에 쌓아 두었다. 그게 최선이었다. 그렇게 나는 겉으로는 밝고 긍정적인 아이였지만 내면은 언제 터져도 아무렇지 않은 비눗방울 같은 사람이었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난 지금 구겨진 내 옷들과 아무렇게나 넣은 목욕용품,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을 가득 채운 캐리어를 가지고 참사람 병원 앞에 있다. 지금 난 용기를 내어 나를 알아보고자 병원에 들어간다.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지만 일단 뭐든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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