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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수기 2.

내가 생각했던 나의 37살의 모습은 이게 아니었다. 책임감이 강하여 좋은 아빠로서, 사위로서 듬직함과 세상적인 인정을 받으며 안정된 상황에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근데 지금의 내 모습 너무나 불편했다. 그런 나의 모습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래서 피하고 싶었고 나의 내면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회피는 어언 10년의 시간을 앗아갔고 정신적 성숙마저 그때에 머물러 있지 않았나 싶다. 어쩌면 앞으로의 삶에서도 같은 행동을 취한다면 나의 삶은 없어질 거란 위기가 느껴졌다. 재발을 하게 되며 했던 나의 행동들은 모두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내가 할 수 없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가슴속 깊은 곳에 약물에 대한 여지를 숨기고 있었다. 지금은 나의 할 수 없음을 어느 정도 인정하려 노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르기 시작했고, 3D에 맞는 정신을 기르려 한다. 조금씩 회복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언제쯤 이 약물이라는 악마와의 싸움이 끝날지 모르겠지만 그냥 지금처럼 하루하루 묵묵히 가려한다. 그리고 함께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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