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6. Autumn, 2017

 

  마약퇴치를 말하다 _ 마약퇴치人

“마퇴본부가 재외 동포도 든든하게 지켜줄 거라 믿어요”
김성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이사장
 

김성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마퇴본부) 부이사장은 현재 한국첨단산업교류협회장도 맡고 있다. 마약과는 그다지 큰 관련성이 없는 삶을 살아왔을 것만 같은 그는 어떤 연유로 마퇴본부에 몸담게 됐을까. 서울 선유동의 마퇴본부 신관에서 9월 20일 김 부이사장을 만났다.

글쓴이 _ 이문예 '푸드앤메드' 기자

김성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이사장

-現한국첨단산업교류협회(KOTA) 회장

-現(중국)심양사범대학교 명예교수

-現(중국)심양열방국제학교 교장

-現한국대중음악진흥재단(K-POP재단) 이사장

-現한국기독교교육연합회 회장

마퇴본부에 힘을 실어준 마당발

김 부이사장은 사실 마퇴본부 일을 맡기 전까지는 마약에 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거나 남다른 고민을 하던 사람이 아니었다. 군 복무 시절 장병을 교육하는 정훈장교로 활동하며 중독 문제를 안고 있던 장병을 상담한 경험 외엔 마약과 연관 지을 만한 특별한 일도 없었다. 굳이 연결 짓자면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의 마약ᆞ중독 예방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는 정도나 될까.

마퇴본부 활동을 하면서 마약에 대한 그의 생각과 역할에도 명확한 방향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신의 인맥과 사회적 역할을 십분 이용해 마약 퇴치 운동을 널리, 또 멀리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 부이사장은 사회적 연결망이 많다. 마퇴본부 부이사장뿐만 아니라 각종 협회나 단체의 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약과 무관한 그의 다양한 이력은 오히려 마퇴본부 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 부이사장은 대안학교에서 학교밖 청소년(3개월 이상 결석하거 나 제적ᆞ퇴학 처분 등의 이유로 학교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약류 중독 예방 강의를 열기도 했다. ‘재중국 한국인 마약퇴치운동본부(이하 중국 한인 마퇴본부)’의 설립에도 큰 역할을 했다. 문화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 중독 예방 홍보도 계획 중이다.

마퇴본부 해외본부 창립이 꿈

“해외에도 재외동포를 위한 마약퇴치운동본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벼이 던진 말이 아니었다. 김 부이사장은 이런 내용을 마퇴본부 운영위원회와 이사회에 보고했다. ‘마퇴본부 중국지부 창립’이란 큰 꿈을 안고 중국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김 부이사장은 중국의 지역별 한인 회장을 직접 만났다. 왜 중국에 마퇴본부가 들어서야 하는지 한 사람 한 사람 붙잡고 최선을 다해 설득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해외에 사는 우리 동포에게까지 마퇴본부의 가치와 뜻이 닿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었기에 결코 고된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재외 동포의 수가 720여만 명입니다. 적지 않은 수입니다. 얼마 전 저명인사 아들의 마약 투약 혐의 때문에 좀 소란했죠. 베이징에서 마약을 구해 속옷에 숨겨 왔다고 합니다. 마약 중독 예방 교육을 통해 해외에 사는 우리 재외동포가 이런 마약의 유혹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2015년 9월 ‘재중국 한국인회 마약퇴치운동본부’가 비정부기구(NGO)로 출범식을 가졌다. 마퇴본부와는 협력 관계를 맺고 지속 소통하기로 했다. 해외로 마퇴본부의 영향력을 넓히는 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였다.

 

김 부이사장은 중국 한인 마퇴본부의 창립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여러 나라에도 마퇴본부를 세우는 꿈을 꾸고 있다. 이미 미국에선 연방 NGO 성격의 미주 한인 마퇴본부 창립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11월 14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창립식이 예정돼 있다.

미주 한인 마퇴본부의 창립은 중국 한인 마퇴본부 때와는 진행 과정이 달랐다. 중국에선 마퇴본부가 적극적으로 한인 마퇴본부의 창립을 목적으로 접근했지만, 미국에선 뜻하지 않게 일이 진행됐다. 중국 한인 마퇴본부를 통해 자연스레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회장에게까지 연락이 닿았고 이를 계기로 일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진척된 것이다. 김 부이사장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밀접한 일본ᆞ동남아에서의 한인 마퇴본부 창립도 미국에서 그랬듯 재외 동포의 도움으로 잘 추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머지않아 전 세계에 세워질 마퇴본부가 든든하게 해외 동포들을 지켜줄 것이라 믿고 있다.

기업도 마약퇴치운동에 적극 나서야

인터뷰를 마치면서 구 감사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자신이 받은 훈장은 한국김 부이사장은 한국대중음악진흥재단의 현 이사장이다. 그는 이런 인연으로 마약과 관련해 남다른 사연을 가진 가수 설운도씨를 지난해 마퇴본부의 홍보대사로 이끌었다. 설씨 는 생전에 마약으로 고통을 겪었던 아버지의 사연을 공개하며 마약퇴치 홍보 활동을 펼쳤고, 많은 이의 호응을 얻었다. 김 부이사장은 설씨처럼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명인사가 마약퇴치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힐링뮤직센터’(가칭)의 설립과 활동도 구상 중이다. 제도권 교육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학교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중문화 종사자가 재능기부를 하는 형식이다.

“인기 연예인이 마약을 투약했다고 하면 파장이 꽤 크죠. 대중은 늘 유명인사의 마약관련 이야기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이런 관심을 마약퇴치운동에 활용하면 어떨까요? 정말 효과가 크지 않겠습니까?”

 

그는 마약퇴치운동에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기업 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데 마약퇴치운동을 중요한 사회 공헌활동의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 는 것이다. 마약 관련 사회공헌활동을 열심히 한 기업에 정부가 ‘마약 없는 기업’ᆞ‘마약 없는 다음 세대를 위한 후원 기업’ 등의 타이틀을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 다고 제안했다. 직장 내에서 정기적으로 성희롱ᆞ직장 윤리ᆞ인성 교육을 하듯이 마약도 이런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관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마약퇴치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단체등을 설립해 지원하고, 우리 마퇴본부가 운영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봅니다. 마약퇴치운동은 넓은 의미의 복지이기도 해 기업의 사회복지활동으로 적합하죠.”

마퇴본부의 숨은 헌신자에게 누가 안 되도록

1시간의 인터뷰 동안 그에게서 마퇴본부의 미래를 이끌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마퇴본부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막중한 직책을 맡아 일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그의 열정이 놀라웠다. 하지만 김 부이사장은 겸손했다. “능력에 비해 과한 자리를 맡았다”며 “그래서 처음 인터뷰 제안이 들어왔을 때에도 망설였다”고 말했다.

“빛도 없는곳에서 이름 없이 일해 온 숨은 마퇴본부 헌신자들이 있어요. 그에 비하면 제가 하는 일은 가벼운 자원봉사에 불과합니다. 수십 년간 마퇴본부에 헌신한 분들의 이상ᆞ목표와 충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그래서 마퇴본부 일을 할 때 제 의욕이나 욕심이 너무 앞서는건 아닌가 늘 걱정이 돼요.”